한 2020년 쯤 찍게 되면 501에서 살림 합치고 502에서 고백하고 503에서 결혼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걸로 끝이 나도 좋지 않을까? 시즌 5에서 지금까지 해왔던 걸 또 반복한다 생각하니 급 피로감이 몰려온다. 시즌4까지 끌어온 셜록존 떡밥 더 욕심내지 말고 시즌5에서 자연스럽고 깔끔하게 모두가 원하는 엔딩을 내줬음 좋겠다.
근데 몹티스는 노년의 셜록존도 보고 싶다며 십 년, 이 십 년 후에 벤마로 셜록 찍을 거라고 했지만 자신들을 그렇게 과신하지 마라. 그리고 노년의 셜록존 보면 좋겠지만 지금껏 봐온 이야기의 기승전결에서 '결'을 포기하면서까지 보고 싶진 않다.
셜록과 존이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사는 것이 꼭 드라마의 완성도를 떨어뜨리고 흔한 드라마로 전락시키는 걸까. 그게 뻔하고 쉽고 노골적인 결말일까? 아님 반대로 엄청난 비약이고 급전개인가? 셜록과 존이 겉으로 내색 않고 속으로만 끙끙 앓는 짝사랑은 괜찮은데 갑자기 상대의 눈을 바라보며 사랑한다고 말하면 큰일나나? 하니까 생각나는 403의 그 아무 맥락없고 뜬금없는 관짝의 알러뷰는 뭐였냐. 적재적소에 쓸 거 아니면 오염이나 시키지 말아야지 진짜.
친구인 셜록존은 괜찮은데 커플 되어버리면 지금까지의 드라마 셜록의 모든 장면들이 퀴어드라마의 한 장면이 되어버리는 것 같아서 싫은가? 셜록과 존의 이야기가 셜록과 존의 사랑이야기가 되어버리면 오로지 사랑에만 초점이 맞춰져 주제가 축소되고 내용이 단순해진다고 생각하나? 근데 셜록과 존의 이야기였다가 지금은 누가 봐도 둘의 사랑이야기가 됐는데 자기들이 그렇게 써놨으면서 왜 그러는 거야. 그리고 사랑에는 여러가지 형태가 있다는 개소리는 그만 좀 해라. 할 말은 하고 속에 없는 말은 안 하시는 성정이 곧고 솔직한 마틴 센세는 시즌1때 이미 이런 말씀을 하셨다.
해피 엔딩이면 좋겠지만 셜록이 고백했다 차이든 둘이 커플이 됐다가 개싸움하고 지긋지긋해하며 헤어지든 이제는 뭔가 이야기의 끝을 좀 보고 싶다. 시발 인셉션의 마지막 장면도 아니고 언제까지 셜존을 돌아가는 토템마냥 조마조마하게 지켜만 봐야 하냐고. 이 끝없는 평행선 말고 뭐라도 좀 달라. 근데 지금이 2018년이라는 건 염두를 하고 줘라. 시즌 5가 만약 시즌3,4처럼 전개된다면 그게 진짜 뻔하고 지루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