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벅한 덕질을 하자
그동안 썼던 셜록존에 대한 포스팅을 읽다가 셜록존의 현실적인 사랑을 그려본다는 이유로 환멸이나 권태를 느끼고 서로 무관심 해진 모습까지 상상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물론 지금까지 처절하게 고생하고 삽질하는 드라마 줄거리에 기반해서 궁예질하며 앞으로도 몹티스가 셜록존이 서로 사랑하며 물고빠는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희박할 것 같으므로 새드엔딩이나 이도 저도 아닌 열린 결말이 자연스럽게 느껴지지만... 그니까 드라마에서 글케 힘들었으면 내 망상 속에서라도 둘이 행복하면 되지 않나? 뭣땜에 셜록존에게 그렇게 리얼리티를 엄정하게 들이대고 고집하면서 결국 마음이 식고 사랑이 끝날 것이라고 암묵적으로 생각하고 있었지? 세상 커플 다 변심하고 헤어진다 해도 셜록존은 내 머릿속에서 영원히 행복하게 살면 그만인데ㅎㅎㅎㅎㅎ
어째서 열렬하던 사랑이 식어버린 후의 허망함 or 파국만이 현실적이고 개연성 있는 결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을까. 픽션 속 캐릭터인데 어차피 내맘대로 얼마든지 정신승리 한대도 그게 뭐 어떤데. 이왕 시간을 들여 덕질할 거 셜록존의 행복한 삶을 현실적이고 실감나게 상상하고 궁예질해도 되잖아. 드라마의 내용으로부터 불행해질 근거가 아닌 둘이 천생연분이고 행복하게 잘 살 근거를 찾으면 되는 거였는데 나도 모르게 비관과 체념이 디폴트 상태였었나 보다.
앵스트를 좋아하긴 해도 comfort가 있는 hurt, 어디까지나 클라이맥스를 돋보이게 할 사랑의 촉매제이자 양념인 정신의 sm으로 좋아한 거지 둘이서 행복하지 않을 그런 셜록존 봐서 뭐해? 그런 셜록존 뭣에 쓰나?